earache

julia hart - corazon

시옷_ 2009. 12. 18. 20:11












버스 정류장에서 집까지 오는 시간은 경영이 형의 축지법을 사용하면 5분, 서나서나 걸으면 10분 정도다. 약 노래 2곡 정도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다. 어제 날씨는 오지게 추웠지만 오랜만에 줄리아 하트의 이 노래를 들으면서 천천히 걸었다. <corazon>과 <aishiteru> 두 곡을 들으려고 했지만, <corazon>이 끝날 즈음 날씨가 춥다는 이유로 소개팅이 깨져버렸다는 슬픈 전설의 청년 전화를 받는 바람에 <aishiteru>는 듣지 못했다.

오랜만에 듣는 <corazon>은 역시나 살살 감겼다. 난 이 당시 정바비가 모던 로크 씬의 레알 본좌가 될 줄 알았다. [후일담]과 [가벼운 숨결] 정도의 앨범을 연이어 만들어낸 사람에게 그 정도 기대는 당연히 가져주는 게 예의였다. 이후 그리 안 좋은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또 마냥 좋지만은 앨범들을 계속 내면서 내 관심권에서 조금씩 멀어졌지만 이때의 정바비는 정말이지 끝내줬다. 손가락만 톡 갖다 대도 멜로디가 그대로 쏟아지는 것 같던 시절이었다. <corazon>은 그 시절을 대표하는 노래이다. 난 리허설 때 이 노래를 처음 듣고는 바로 따라 흥얼거렸다. 좀 더 노래를 잘 불렀으면, 좀 더 사운드가 좋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멜로디만으로 이 앨범은 충분히 훌륭하다. + 한동안 활동을 쉬었던 정바비는 최근 브로콜리 너마저의 보컬이었던 계피와 가을방학이라는 프로젝트 팀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