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ache

박광수 - 빗속의 여인

시옷_ 2009. 12. 17. 00:27












박광수. 불운의 보컬리스트. 신중현과 더 멘의 보컬리스트였으나 그리 빛을 보지 못했다. 어렵게 만든 자신의 솔로 앨범은 제대로 세상 구경조차 하지 못했다. 2007년에 싱글을 발표하고, 피-타입의 앨범에 피처링으로 참여하면서 잠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도 했지만 그뿐이었었다. 박광수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한 뛰어난 소울 가수였지만 세상사가 그렇듯 그 사실이 돈과 명예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내년이면 일흔 살이 되는 그는 여전히 클럽 무대에서 노래하고 있다.

1973년에 발표된 이 앨범은 박광수의 스타일이 그대로 담겨있는 좋은 앨범이다. 그 어떤 노래를 불러도 박광수만의 스타일로 바꾸어 부른다. <마른 잎>이 그렇고, <잔디>가 그렇고, 이 노래 <빗속의 여인>이 그렇다. 다소 환각적인 분위기 속에서 느릿느릿 자신의 '소울'을 담아 부르는 이 노래는 수많은 <빗속의 여인> 버전 가운데 가장 독특한 해석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이 앨범은 제대로 홍보도 해보지 못하고 그대로 묻혀버렸다. 이에 대해 박광수는 "뒷얘기가 있지만 밝히기는 곤란하다"고 했지만, 가능하다면 재발매가 되기를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