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
1. 여름엔 역시 메탈. 디오, 라우드니스, 드림 씨어터 등의 앨범을 들었는데 하- 드림 씨어터 이번 새 앨범 진짜 맘에 든다. 눈꼽만큼도 기대하지 않고 들었는데 감동이 카라코람 산맥 산사태마냥 밀려온다. 1994년에 나온 3집 [awake] 이후 맘에 드는 거니 이게 대체 얼마만이냐. 이 형들, 점점 핑크 플로이드가 되고 싶어 하는 듯.
2. 난 예전부터 유재석에게 묘한 동질감 같은 걸 느껴왔는데 얼마 전에 케이블에서 지석진이 나온 '해피투게더'를 보면서 '이 형들이 나랑 같은 과구나'라는 걸 확신했다. 울렁증이나 낯가림도 그렇지만, 특히 남자들 서넛이 모여서 술 한 잔 안 마시고 밀쉐, 딸쉐를 먹으면서 수다 떤다는 얘기. 나이 마흔이 다 되가는 남자들이 "여기 코코어 한 잔요." 하고 외친다는 얘기. 아, 이거 딱 나네.
3. 말이 나와서 말인데 왜 요즘 패스트푸드점에선 밀크쉐이크를 팔지 않는 걸까. 나 그거 완전 좋아하는데. 삼강에서 나오는 빠삐꼬 밀크쉐이크맛이 있는데 이것도 맛 괜찮다. 역시 명빙과 설레임에는 당할 수 없지만 우유맛이 좀 더 강하게 느껴지면서 나름의 색깔을 갖고 있다.
4. 얼마 전에 카잘스와 라흐마니노프 박스세트를 선물 받았다. 귀한 선물 감사하게 들어야지.
5. 아, 박휘순 왜 이렇게 좋지. 지난 주 개콘 '봉숭아학당'에서 "다신 만나지 말자, 씨유어게인!" 할 때는 진짜 빵 터졌다. 별 생각 없이 티브이 틀어놨다가 계속 미친놈처럼 웃었다. 생각할수록 '노량진 박' 캐릭터가 두고두고 아쉽다. 창식이 형 앞니 두 개 대신 자일리톨은 진짜 레전드였는데. 더해서 요즘 '코미디쇼 희희낙락'에서 하는 '조정위원회' 재밌다.
6. 잠시 야구 옆집 얘기를 하자면, 난 아직도 김재박을 옹호하면서 재계약해야 한다고 하는 엘지 팬들이 이해가 안 간다. 3년 동안 해놓은 게 아무 것도 없다. 성적이 좋길 했나, 리빌딩을 했나. 3년 간 성적이 5-8-7이다. 구단에서 지원을 안 해줬으면 모르겠는데 대박 자유계약선수 3명이나 물어다줬고, 페타신 같은 거물 외국인 선수도 수급해줬다. 그렇게 했는데도 엘지 팬들이 이갈려하는 이순철보다 승률이 낮다. 경질 얘기 나오면 "대안이 있느냐, 김재박보다 검증된 감독이 있느냐?"고 말하는데 김경문이나 조범현은 처음부터 검증됐었나? 누가 해도 지금 김재박보단 잘 할 수 있다. 매번 선수 없다고 탓하는데 그럼 감독이 뭐하러 필요한지 모르겠다. 없는 선수 키우고 리빌딩하는 게 감독의 역할이지. 차라리 양승호 다시 데려다 내년부터 착실하게 리빌딩하는 게 더 나아보인다. 지금 곰탱이들이 2연패 당했다고 이러는 거 아님.-_-
7. 한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는 작은 행위가 그 사람에겐 큰 기쁨이 될 수가 있다. "안녕하세요, 블랑카입니다." 블랑카의 이름은 정철규다. 기억해두자.
8. 요즘 레드 제플린 박스세트 사고 싶어서 날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결국 생각해낸 게 돼지저금통. 아직은 아니고 2/3 가량 채워져 있는데 다 차면 약 25만 원 정도가 나온다. 그래서 요즘은 주머니에 잔돈 있어도 일부러 지폐 내서 거스름돈 받고 있다. 이 달 안에 채우는 게 목푠데 어떻게 될지.
9. 조카가 태권도 도장 다니고 있는데 아놔- 요즘은 밤띠도 있다고 한다. 흰-노란-초록-파란-밤-빨간-품-검은띠 순이라고 한다. 띠 올라갈 때마다 돈을 받으니 이젠 별 색깔을 다 만들어내는구나. 이러다 코발트띠도 만들겠다?
10. 전에 다니던 회사 바로 옆에 냉면집 을밀대가 있었다. 면접 보러 간 날 바로 일 함께 하기로 하고 피디 두 명이랑 을밀대로 냉면을 먹으러 갔다. 을밀대까지 걸어가는 동안 "한 번 먹으면 계속 생각난다, 이거 마약과 같다." 이런 얘기를 하도 해서 완전 기대를 했는데 이건 뭥미? 또 얼마 전에 문화부 사람들끼리 영화를 보고 충무로에 있는 필동면옥엘 갔다. 처음 가본 거지만 내 입맛과 맞지 않을 거라는 걸 직감했고, 역시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그래도 필동면옥이 을밀대보단 나았다. 이 냉면들은 정말 어른들이 좋아하는 거 같다. 필동면옥에 갔을 때도 나이 좀 있으신 기자 분들은 하나같이 다들 좋아하면서 육수를 한 방울도 남김없이 드셨다. 초딩입맛인 난 정말 이런 어른냉면들 입맛에 안 맞는다. 난 그냥 조미료 잔뜩 들어간 칡냉면이 좋다.
11. 요즘 날씨 보면 우리나라도 완전 동남아 국가 다 된 거 같다. 스콜 쩌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