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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세상을 떠난 이주원의 헌정 앨범이 나왔다. 장필순, 나윤선 같은 네임드들도 참여했지만, 참여 음악가 상당수가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는 무명이어서인지 거의 얘기가 되지 않고 있다. 장필순, 한동준, 고찬용 등 푸른곰팡이 식구들이 참여했고, 한 곡을 제외한 모든 곡의 편곡도 더 버드(와 새 바람이 오는 그늘)의 김정렬이 도맡았다. 그 예외의 한 곡이 장필순이 부르고 조동익이 편곡한 <고요한 저녁>이다. 동익이 형이 프로그래밍으로 만든 소리들을 들으며 이 소리를 만들기 위해 또 얼마나 자리를 지키고 있었을 지를 생각했다.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와 [soony 6]에 비하면 지난 앨범이 그리 성에 차진 않았는데, 아무 것도 없이 둘만이 이런 방식으로 작업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쏙 들었다. 이주원 특유의 시정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장필순의 목소리와 조동익의 소리로 성스럽기까지 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고요한 저녁, 그리고 고요한 밤.